월드인컨플릭트(World in Conflict)와 역할분담
World in Conflict (screenshot by LunaR from FPS gallery in DC inside)


월드인컨플릭트(WIC)는 현대 전장을 표현하는 매우 세세한 설정을 구현한 실시간 전략 게임이다. 특정 지역의 전략 거점들을 점령하고 다양한 전략 무기들을 사용해서 전장을 제압해나가는 모습이 상당히 구체적일 뿐 아니라, 게임에 사용된 유닛들의 디테일에서도 탁월해 많은 게이머들이 그 게임 화면을 보고 매료되고 있다.

그러나 이 게임의 디자인을 조금 깊게 들여다 보면 뭔가 신기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게임이 팀플레이 게임이라는 것. 전장에서 플레이어가 컨트롤하는 유닛의 수는 제한되어 있고 전장은 매우 넓다. 다른 플레이어들과의 병과 분담과 협동을 통해서 전장을 점령해나가야 하고 만약 이 팀의 협동이 적절하지 않으면 전장의 분위기는 쉽게 반전되어버린다.

이런 팀플레이 게임이라는 구조는 일반적인 FPS 게임의 구조와도 흡사하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정하던 게임 시스템에 의하던) 설정하고 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며 다른 플레이어들과 협동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구조를 까 놓고 보면, 이것은 결국 RPG에서 플레이어들의 역할 분담과도 비슷한 면을 가진다.

그런데 이런 식의 역할 분담은 WIC가 나오기 이전부터 최근 게임들의 디자인 흐름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컴파니오브히어로즈(COH, Company of Heroes)에서 중대의 스킬 트리를 선택하는 것도 이런 역할 분담이라고 볼 수 있다. 더 자세히 보자면, FPS들이 점차 팀플레이를 중요시하기 시작하면서 단지 보유한 총기류의 차별이 아니라 클래스를 구분하기 시작했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요컨대 플레이어들의 협동에 가이드라인을 미리 만들어주는 것이기도 하고, 게임 플레이에 전략적인 다양성을 첨가해서 게임의 수명을 늘리는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1998년 스타크래프트의 대부흥 이래로 게임의 수명은 싱글 플레이로만 만들어지는 것보다 멀티플레이를 통해서 길어진다는 것이 검증되었고, 이런 멀티플레이가 성행하는 이유는 싱글플레이의 변화가 부족한 구조보다는 다양한 활용 방법을 내재한 응용이 중요하게 대두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멀티플레이가 단지 두 플레이어, 혹은 두 진영의 대전으로만 진행되던 기존의 양상에 두 진영의 상호보완적인 구조를 첨가함으로써 좀 더 긴밀한 협동 체제를 구축하는 것으로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는 결론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 월드인컨플릭트 - 2007년 9월 18일 출시
* 컴파니오브히어로즈 - 2006년 9월 13일 출시
by Nairrti | 2007/09/05 15:34 | 컬럼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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